와인 마시는 이쇼리입니다.
지난해부터였든가 평창 휘닉스파크에서 와인 마리아주라는 행사가 계속 진행되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단발성인 줄 알았는데, 거의 2년 가까이 진행되는 걸로 봐서는 아예 고정적 행사로 자리잡은 것 같습니다. 평창 지역에서 와인 마실만한 곳이 거의 없어서 참 아쉬웠는데, 이 행사는 와인 애호가들에게 상당한 희망일 것 같습니다.
1. 휘닉스파크 와인 마리아주 행사란?
휘닉스파크에서 호텔건물 1층에 아베토라는 라운지 바가 있는데, 여기서 진행되는 무제한 와인 뷔페입니다. 상당한 메리트가 있는 행사입니다. 왜냐면 정액을 내면 와인을 무제한 마실 수 있기 때문입니다. 무제한 와인은 물론, 약간 간이식이긴 하지만 소규모 뷔페도 마련되어 있으니 간단한 식사도 가능합니다.
다만 예전에는 와인 리스트 자체는 솔직히 그냥 그랬습니다. 다소 식상한 저가 와인들을 잔뜩 모아놓은 측면이 강했는데, 몇달 만에 이 곳을 다시 찾았는데 와인 리스트의 질이 제법 괜찮아졌습니다.
행사 장소는 앞서 말씀드린대로 호텔동 1층 아베토 라운지입니다. 시작 시간이 정해져 있으니 꼭 일정을 짜는데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저녁 8시부터 자정까지 진행됩니다. 뷔페가 있다고 해서 저녁 굶고 있다가 일찍 가봐야 문 열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라이브공연은 매 시간 정각에 30분 동안 이뤄집니다. 20시, 21시, 22시, 23시 총 4번의 공연이 있습니다. 평창 지역의 방역단계에 따라서 이 시간대는 다소 변경될 수 있습니다.
라이브공연엔 외국인 여성 두 분이 나와서 공연을 합니다. 제가 여러 차례 와인 마리아주 행사를 다니다 보니까 어느 정도 패턴이 있기는 합니다. 약간 이른 저녁시간에는 무난한 곡들을 부르는 편이고, 좀 더 저녁이 늦어지면 대중적이고 귀에 익은 팝송을 부르시곤 합니다. 계속 노래만 부르는 건 아니고, 연주자 분의 독주 연주가 간헐적으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2.예전보다 좋아진 와인리스트
전체적으로 와인리스트가 많이 좋아졌습니다. 프랑스의 스파클링 와인인 끌레망도 리스트에 포함됐고, 그로망상의 독특한 블렌딩 비율을 자랑하는 랑그독 지역의 화이트 와인도 추가됐습니다.
또 예쁜 푸른빛이 도는 블루 모스카토도 새로 합류했습니다. 사실 전 색상에 대한 편견이 다소 있어서 이 와인을 전에는 마셔본 적은 없었습니다. 이왕 무제한 와인 뷔페니 마셔봤는데, 제가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품질이 훌륭했습니다. 색상 자체야 색소를 탔겠지만, 그걸 제외하면 품질만 놓고 보면 중상급 이상의 모스카토 다스티에 견줄 만 했습니다.
사실 좋아졌다고 직관적으로 느껴진 이유는 예전에는 10여종의 와인이 서빙되더라도 전 1~2종 밖에 마시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준비된 10종 와인 모두를 시음해봤습니다. 눈으로 봐도 리스트가 더 좋아졌다는 뜻입니다.
레드 와인은 전과 크게 차이는 없었습니다만, 이탈리아 끼안티 지역의 와인이 하나 추가됐고, 네로 다볼라 품종으로 만든 이탈리아 와인도 새롭게 합류했습니다.
순전히 주관적인 느낌을 말씀드리자면, 레드보다는 화이트와 스파클링 쪽의 퀄리티가 더 우수한 느낌이었습니다. 물론 한국인들이 레드 와인을 압도적으로 선호하긴 하지만, 선호를 잠시 제쳐두고 순수한 품질만 놓고 보면 화이트와 스파클링이 한 수 위였습니다.
3. 간이 뷔페도 마련돼 있습니다
만족할만한 수준까지는 아니지만, 배는 채울 만큼의 간이 뷔페도 준비되어 있습니다.
다만 식사로 생각하신다면 말리고 싶습니다. 메인 디쉬라고 할 만한 건 2종류 정도이고 나머지는 거의 주전부리 혹은 안주에 가깝습니다. 그래서 여기서 배를 채워 가야지 하는 마음에 저녁까지 굶고 계셨다면 크게 실망하실 수도 있습니다. 저녁 식사는 밖에서 가볍게 드시고, 모자란 만큼만 여기서 채워야지 하는 마음으로 찾으신다면 만족하실 수 있을 겁니다.
음식의 질 자체는 좋습니다. 아무래도 윗층의 호텔 뷔페쪽하고 음식을 서로 공유하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방문 전에 꼭 평창의 거리두기 단계도 확인해주시기 바랍니다. 만약 평창 거리두기 단계가 격상되면 24시까지 공연이 하지 않을 수도 있고, 아예 운영시간 자체가 바뀔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