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인스타에서 유명한 캔 와인 '베이브'(Babe)는 어떤 와인인가요?

by 쇼리쇼리이쇼리 2021. 9. 3.

와인 마시는 이쇼리입니다.

요새 마트 음료 코너에 가보면 정말 의외의 아이템이 있습니다. 바로 캔에 담긴 와인, 캔 와인입니다.

특히 '베이브'(Babe)라는 캔와인이 정말 반응이 뜨거운데, 가격도 엄청나게 저렴합니다. 6캔이 든 세트가 만원 정도하니, 한 병에 기본 만원부터 출발하는 기존 와인을 접하던 분들께는 상당히 매력적인 제안이 아닐까 싶습니다.

1. 압도적인 편의성을 지닌 캔 와인

와인이란 술은 참 마시기가 불편합니다. 한병 마시려고 해도 코르크를 열 오프너가 필요하고, 유리로 된 와인잔도 필요합니다. 온도에도 예민한 술이라 오픈 전까지 보관할 냉장 설비도 필요합니다. 물론 돌려 따는 스크류캡이나 스템이 없는 와인잔, 플라스틱으로 된 투명 와인잔이 있긴 하지만, 이런 것들을 준비하는 상황 자체가 '유난스럽다'는 소리를 듣기 딱 좋습니다.

 

캔 와인은 병에 담긴 와인의 숙명적인 한계를 극복한, 완전히 새로운 접근 방식입니다. 일단 용량부터 250ml입니다. 와인 한 병이 750ml인데, 이 한 병을 다 비우지 못해 고생한 경험, 한 번쯤은 있으실 겁니다. 250ml면 원샷이 가능할 정도의, 정말 단촐한 용량이 아닐 수 없습니다.

물론 최고의 장점은 오픈 방식입니다. 콜라 열듯이 그냥 툭 따서 마시면 됩니다. 복잡하지도 않고, 누구나 이해 가능한 매우 직관적인 오픈 방법입니다. 심지어 빨대를 꽂아 마셔도 됩니다. 

 

2.레드, 화이트, 로제 어떤 것을 마실까

캔 와인 베이브는 모두 3종류가 있습니다. 레드와 로제, 그리고 로제 와인입니다.

셋 모두 공통점은 '스파클링 와인'이라는 점입니다. 안에 탄산이 들어 있는데, 추정컨대 탄산을 주입하는 방식으로 만들어진 와인으로 보입니다. (일반적으로 스파클링 와인은 탄산을 주입하는 식으로 만들지 않습니다)

하지만 세 종류의 와인을 마셔보면 확실한 퀄리티의 차이가 존재합니다.

가장 뛰어난 와인은 베이브 화이트입니다. 피노 그리지오라는 품종으로 만들었습니다. 과일의 퓨어한 느낌이 비교적 잘 살아 있는데다, 화사한 서양배와 청사과의 뉘앙스를 갖고 있습니다. 여기에 강렬한 탄산까지 더해지기 때문에, 청량감이란 측면에서 대단한 장점이 있습니다.

 

가장 퀄리티가 낮은 와인은 베이브 로제입니다. 전체적으로 캐릭터가 무엇을 말하는지 알 수가 없는데다, 매우 인위적인 측면이 강한 와인입니다. 바꿔 말하면 시판되는 음료수처럼 '착향된' 느낌이 너무 강합니다. 당도만 놓고 보면 화이트보다는 조금 달고, 레드 보다는 조금 덜 답니다.

 

베이브 레드는 딱 중간에 있습니다. 사실 기대하지 않았는데, 레드와인의 '탄닌'이 의외로 느껴져서 놀랐던 기억이 있습니다. 전체적으로는 다소 달달하게 만들었고, 거봉 포도로 만든 주스같다는 느낌이 강합니다. 로제와 마찬가지로 인위적인 향이 느껴지긴 하지만, 한 여름에 벌컥벌컥 마시기 꽤나 괜찮은 와인입니다.

 

정리하자면 베이브 캔 와인의 품질은 화이트 > 레드 > 로제 순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3.  싸구려 저가 와인의 강력한 천적

가격을 떠나서 퀄리티만 놓고 보면, 베이브 캔 와인은 그렇게 뛰어나다고 볼 수 없습니다. 오히려 다소 쳐지는 편에 가깝습니다.

 

하지만 베이브 캔 와인은 애초에 몇만원씩 주고 마셔야 하는 전통의 미들엔드, 하이엔드급 와인하고 경쟁할 생각 자체가 없는 와인입니다. 진정한 경쟁 상대는 마트에서 싸게는 5천원, 비싸게는 1만원대 중반 정도 되는 이른바 양산형 '벌크 와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해외에선 단돈 2~3달러 수준의 매우 낮은 퀄리티의 이런 벌크와인과 비교해보면, 베이브 캔 와인은 확실한 비교 우위에 서 있습니다. 5천원~1만5천원을 주고 애매한 낮은 퀄리티의 병 와인을 마실 바에는 차라리 6캔에 1만원대 초반의 베이브가 더 나은 선택이 될 수 있습니다. 

 

어차피 퀄리티는 과감히 던졌고, 강렬한 탄산과 다소 인위적인 향을 더해서 만든 와인이 바로 베이브 캔 와인입니다. 퀄리티는 과감히 접고, 가당과 탄산, 착향을 통한 강렬한 청량감을 구현해내고 있습니다. 여기에 오픈의 편의성까지 더해지면서 확실한 자기만의 포지셔닝을 하고 있는 와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제가 베이브 3종을 모두 마셔본 결과, 베이브 화이트 스파클링은 벌크 와인에 비해 확실한 경쟁력을 갖고 있습니다. 다시 마셔볼 의향이 있을 정도로 청량감 측면에선 타의 추종을 불허합니다. 레드 스파클링 역시 은근하게 느껴지는 달달함과 탄산의 청량감이 더해지면서 '마실만한 정도의 와인'까지는 됩니다.

 

괜히 애매하게 잘 알지도 못하는, 이름도 들어본 적 없는 듣보잡 1만원대 초반 벌크와인을 샀다가 곤욕을 치를 바에는, 편의점에서도 구하기 쉬운 베이브 캔 와인이 차라리 더 나은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