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 마시는 이쇼리입니다.
이전에 추석 와인 선물 세트를 고를 때 주의할 점 몇 가지를 말씀드렸습니다. 하지만 주의할 것을 일일이 다 신경쓸 수 있다면 사실 그 사람은 와인 초보가 아닐 겁니다.
1.잘 모르면 이마트에서 추석 와인 세트 사기
어차피 추석 선물로 와인을 하기로 마음 먹었다면, 너무 복잡하게 따질 것 없이 그냥 근처의 이마트로 가셔도 됩니다. 마침 이마트에서 추석 사전예약 와인 선물 세트를 팔고 있습니다. 기간은 9월 6일까지라서 촉박하지만, 구성만 알아두고 나중에 똑같이 달라고 해도 되니 알아두시면 좋을 듯 합니다. 다들 이마트하면 '에이 마트잖아' 하고 좀 쉽게 생각하실지도 모르지만, 여기의 와인보는 안목은 정말 뛰어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2.이마트에서 어떤 추석 와인 세트를 살까
우선 사전예약 30% 할인과 한정수량 와인 세트 상품이 있습니다. 콜롬비아크레스트 H3 세트와 칼리테라 세트는 애매합니다. 가격은 나쁘지 않으나 메리트가 있다고 할 정도는 아니며, H3 자체는 좋은 와인이지만, 세트로 묶인 제품의 품질을 보장할 수 없어 보입니다. 빈티지가 너무 지났습니다.
앙드레 끌루에 드림빈티지 2013과 오로라 와인잔을 같이 주는 세트를 추천합니다. 앙드레 끌루에의 빈티지 샴페인은 프로모션할 때만 5만원으로 떨어지는데, 마침 여기에 와인잔까지 하나 같이 준다니 가격 경쟁력이 좋다고 생각됩니다.
이 페이지에서는 폰토디와 운두라가를 묶은 세트를 권해드립니다. 폰토디 끼안티 클라시코 와인은 이탈리아 토스카나 지역에서 만들어지는 와인으로, 그 품질이 이미 충분히 검증된 와인입니다. 운두라가 역시 수많은 리뷰로 어느 정도 '괜찮다'는 평가를 받는 와인입니다. 둘을 합한 가격 역시 7만원이 조금 안 되는데, 평소에 둘을 따로 사도 7만원이 조금 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반대로 알타비스타 비베 세트와 고트 두 롬 레드 앤 화이트 세트는 권해드리지 않습니다. 알타비스타 비베는 이마트 트레이더스에 가면 15,000원에 판매되는 와인입니다. 세트로 묶었는데, 가격이 더 비싸다면 구매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됩니다. 남아공 와인이자 패러디 와인(코트 뒤 론의 패러디)인 고트 두 롬 세트 역시 권해드리지 않습니다. 대충 2로 나누면 한 병에 17600원 꼴인데, 평소에도 이 와인은 그 가격에 팔고 있습니다. 심지어 저 가격보다 더 싸게 파는 일선 로드샵도 있습니다.
딱 하나 제가 말씀드리기 어려운게, D.V 카테나 히스토리코 세트입니다. 제가 위에 추천드린다고 적어둔 와인들은 모두 당연히 다 마셔본 와인입니다. 그런데 저 와인은 제가 마셔보질 못했습니다. 대강 인터넷 서칭해서 가격을 찾아보면 괜찮은 가격으로 보이긴 하지만, 제가 마시지 않은 와인을 추천드리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마셔보지도 않고 가격만 갖고 비교해서 추천을 할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언급하지 않은 세트들은 모두 '무난한' 수준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고르셔도 되고, 놔두셔도 되는 정도입니다. 저같으면 앙드레 끌루에 세트를 살 것 같습니다. 빈티지 샴페인이고, 영롱한 오로라 잔까지 하나 덤으로 주기 때문입니다.
4. 세트 가격이 더 비싼 대한민국
사실 세트 가격에 대한 언급을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전에도 말씀드렸다시피 추석과 설날 전후는 대한민국에서 와인 판매 가격이 가장 높은 기간입니다. 그리고 '세트'라고 하면 기본적으로 묶었을 때 더 싸야하는 것이 자본주의 시장의 상식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런데 그나마 평소 와인을 싸게 파는 이마트에서조차 두 와인을 더했을 때 평시 가격보다 더 비싼 경우가 있습니다. 아마도 포장값 + 추가로 주는 오프너같은 것들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대부분의 명절 와인 세트는 와인 오프너와 호일커터를 동봉해서 주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 추가 상품까지 감안하더라도 세트 상품이 더 비싸다는 건 다소 이상한 일입니다. 만약 와인 가격에 대한 민감도가 매우 높으신 구매자라면 오히려 소규모 이름난 와인샵에서 판매하는 추석 와인 세트를 구매하시는 게 차라리 나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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