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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개츠비' 디카프리오가 건배하던 와인, 대체 뭘까요?

by 쇼리쇼리이쇼리 2021. 9. 14.

1. 위대한 개츠비에서 디카프리오가 건배한 술

와인 마시는 이쇼리입니다.

카카오톡이나 여러 SNS에서 '밈'(meme = 한국어로 하면 '짤')처럼 쓰이는 유명한 영화 장면이 있습니다. 바로 영화 '위대한 개츠비'의 한 장면입니다.

 바로 이 장면입니다. 아마도 많은 분들이 기억하는 장면이 아닐까 싶습니다. 닉 캐러웨이(토비 맥과이어 분)가 눈 앞에 있는 사람이 개츠비(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분)인줄 모르고 이런 말을 내뱉는 장면입니다.

"개츠비 씨는 황제와 팔촌이고, 악마와 육촌이래요!
내가 좋은 파티 호스트 역할을 못한 것 같군. 사실 '내가 개츠비요'

두 주인공이 처음 만나는 이 장면은 많은 사람들의 머릿 속에 강하게 각인되어 있습니다. 디카프리오가 웃으면서 던지는 저 표정이 워낙 강렬하기 때문입니다. 명배우는 정말 타고난다는 말, 맞다는 생각이 절도 드는 씬이기도 합니다.

 

두 사람이 참석한 파티는 미국 뉴욕의 롱아일랜드, 그리고 시기는 1920년대입니다. 미국에서 금주법이 시행되던 시기이기도 합니다. 어쨌든 워낙 이 장면이 강렬했기 때문에, 저 파티에서 사용된 술이 대체 뭘까 싶은 생각을 하신 분이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2. 건배에 쓴 술은 '샴페인', 어떤 제품일까

영화 속 파티 씬이 워낙 화려하고 정신없이 지나가기 때문에 자세히 보지 못한 분이 많으실 겁니다. 저도 긴가민가해서 여러 번 해당 장면을 돌려봤습니다. 디카프리오가 건배하는 장면 자체에는 저 술에 대한 힌트가 없습니다. 조금 영화를 앞쪽으로 돌려봐야 정확한 정답이 나옵니다.

우선 이 장면부터 먼저 보시겠습니다. 댄서가 대형 병에 담긴 술을 사방에 뿌리는 장면입니다. 일단 이 장면에서 파티에 사용된 술이 '샴페인'이라는 사실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물론 눈치가 빠른 분은 저 대형 병에 적힌 이니셜만 보고도 어떤 샴페인인 줄 바로 맞추셨을 겁니다.

 

 주인공 닉 캐러웨이가 파티에 입장할 때 나왔던 씬입니다. 이 씬을 보면 정답이 나옵니다. 바로 프랑스의 유명 샴페인 '모엣 샹동'입니다.

 

사실 이 두 장면 외에도 모엣 샹동은 파티 곳곳에서 등장합니다. 모엣 샹동의 시그니쳐 중 하나가 바로 황금색 포장과 큼직하게 적힌 자사 이니셜입니다. 방금 본 씬처럼 대놓고 모엣 샹동을 보여주는 상황은 많지 않지만, 와인을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대번에 모엣 샹동 샴페인이라는 사실을 맞출 수 있을 정도입니다.

 

원작 위대한 개츠비 소설에는 모엣 샹동에 대한 묘사가 존재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2013년 만들어진 영화에는 명확하게 모엣 샹동이 등장합니다. 그 이유는 위대한 개츠비 영화 제작에 '모엣 샹동'이 참여했기 때문입니다. 모엣 샹동이 후원한 영화기 때문에 당연히 파티 장면에서 모엣 샹동 샴페인이 쓰일 수 밖에 없었던 상황인 겁니다.

 

3. 고증상 좀 맞지 않습니다만...

위대한 개츠비는 1920년대 미국을 그린 작품입니다. 1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대공황이 오기 전까지의 미국은 그야말로 '황금의 세월'을 구가했습니다. 워낙 경기가 호황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영화 속 퇴폐적이고 사치스러운 파티도 가능했던 것이라고 미뤄 짐작할 수 있습니다.

 

다만 엄걱하게 고증을 들이밀면, 좀 맞지 않는 부분도 많습니다. 일단 영화 속 배경인 1920년대 초중반(정확히는 1922년입니다) 미국에서 악명높던 '금주법'이 시행되던 시기입니다. 의식용을 제외한 모든 술의 생산이 금지됐고, 당연히 술의 수입 역시 차단됐습니다. 이런 시기에서 모엣 샹동과 같은 프랑스 샴페인이 저렇게 대량으로 사용될 수는 없었을 것입니다.

 

한 가지 더 말씀드리면 댄서가 흔드는 저 병의 사이즈가 당시에 존재했다고 보기도 어렵습니다. 대충봐도 실제 제작된 것이 아닌 '모형' 사이즈라서 어마어마하게 큰데, 이제 갓 해외 수출을 시작했던 모엣 샹동에서 저런 샴페인 병을 만들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주인공인 디카프리오가 밀주업자란 설정이 물론 있긴 합니다. 밀주업자인 만큼, 외국의 술을 들여오는 자신 만의 불법적인 루트가 있었지 않았을까 하는 개연성이 부여될 수는 있을 것 같습니다.

 

다만 이런 고증을 따지는 게 사실 큰 의미는 없습니다. 해당 파티 장면을 돌려보시면 파티 음악이 신시사이저를 쓴 전자음악이란 사실을 눈치채셨을 겁니다. 그 당시에 신시사이저 전자음악은 당연히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니 저 장면은 영화적 과장이 보태진, 개츠비의 얼굴이 오픈되는 극적인 장면 정도로만 이해하면 될 것 같습니다.

 

4. 잔의 묘사가 잘못된 것 아닌가요?

샴페인하면 길쭉한 플루트 잔만 있는 줄 아는 분들도 많습니다. 이건 정확히 설명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개츠비가 건배를 제안한 잔은 바로 '쿠프잔'이란 것입니다.

최초의 샴페인잔은 바로 '쿠프잔' 스타일의 모양을 갖고 있었다고 합니다. 따라서 1922년을 배경으로 한 파티에서 쿠프잔이 샴페인 서빙용으로 쓰인 것은 오히려 정확한 묘사라고 볼 여지가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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