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와인의 3단계 향 - 1차향에는 어떤 것들이 존재할까요

by 쇼리쇼리이쇼리 2021. 11. 12.

와인을 리뷰하는 여러 포스팅을 살펴보면 반드시 등장하는 표현이 있습니다. 바로 와인의 1차향, 2차향, 3차향입니다. 사실 와인을 단순히 마시고 즐기기 위해 굳이 1~3차향을 구분할 필요 자체는 없습니다. 하지만 본인이 숙련된 테이스터가 되고 싶은 분이라면, 반드시 알아야할 와인의 가장 중요한 테이스팅 이론이기도 합니다. 이 포스팅을 시작으로 3차례에 걸쳐 1차향과 2차향, 3차향에 대한 기본적인 설명을 담아보고자 합니다.

 

1차향과 2차향, 3차향의 의미

1차향은 포도 본연에서 발산되는 향을 말합니다. 2차향은 와인의 양조 과정에서 적용된 테크닉으로 인해 발현되는 향입니다. 마지막으로 3차향은 숙성 과정에서 나타나는 독특한 향을 말합니다. 그런데 여기서 한 가지 문제가 있습니다. 도대체 어떤 것이 1차향이고, 2차향이고, 3차향인지 처음 와인을 테이스팅 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알 방법이 없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1~3차향을 정확하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약간의 암기, 그리고 실제 테이스팅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머릿 속으로 이런 향이라고 생각하는 것 하고 실제로 맡는 것과의 괴리가 있기 때문입니다.

와인의 1차향- 포도 본연의 향이 반영

1차향은 포도 자체에서 나오는 향을 말합니다. 가짓수로만 따지면 1~3차향 가운데 1차향의 종류가 가장 다양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우선 이런 1차향이 어디서 오는지부터 알아보겠습니다. 향 분자는 대체로 포도껍질 안쪽에 존재합니다. 많은 분들이 포도를 드실 때, 알맹이의 맛과 껍질의 맛이 다르다는 걸 경험하셨을 겁니다. 그리고 껍질 쪽을 쭉쭉 빨아먹으면 보다 풍성한 느낌의 맛을 얻을 수 있다는 걸 아실 겁니다. 

 

이런 향 분자들은 와인을 양조하는 과정인 침용 단계에서 본격적으로 추출돼 나옵니다. 침용이란 단어가 한자어다 보니 쉽게 느껴지지 않는데, '푹 담그는 과정' 정도로 이해하면 되십니다. 포도 껍질에 배어 있는 여러 향분자와 색상이 액체 속에 담궈져서 마치 차를 우리듯 우려 나오는 것입니다. (당연히 차와 마찬가지로 오래 우리면 더 강한 향과 색이 배어나오게 됩니다)

 

와인의 1차향에는 어떤 것들이 존재할까

1차향은 주로 품종의 특징을 강하게 반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소비뇽' 계통의 포도의 경우 '티올'이라는 방향 성분의 영향으로 카시스, 블랙커런트, 자두와 같은 향을 뿜어내게 됩니다. '카베르네' 계통의 포도의 경우 피라진이라는 방향 성분의 영향이 지배적인데, 이로 인해 피망과 풀, 아스파라거스, 양파 등의 향을 내게 됩니다. 따라서 카베르네 소비뇽 품종으로 만든 와인의 경우 1차향으로 카시스나 자두의 향은 물론, 피망의 뉘앙스도 함께 지니게 됩니다. 

우아한 와인의 대명사로 꼽히는 피노 누아 와인의 경우는 가장 핵심적인 1차향으로 딸기와 체리가 꼽힙니다. 베타 이오논이라는 방향 성분의 영향을 강하게 받게 되서 발생하는 향입니다. 또 가장 대표적인 아로마틱 품종으로 알려진 모스카토 비앙코의 경우, 장미와 바이올렛같은 화려한 꽃향이 주특징입니다. 

 

일반적으로 테이스팅 과정에서 1차향이라고 불리는 것들은 다음과 같은 것들이 존재합니다. 계통별로 구분해서 말씀드리면 아래와 같습니다.

 

초록과일류 : 사과, 배, 모과, 포도

감귤류 : 레몬, 라임, 귤, 귤껍질, 자몽

열대과일 : 패션프루트, 파인애플, 바나나, 리치, 멜론

핵과류 : (천도)복숭아, 살구

레드베리류 : 딸기, 라즈베리, 붉은 자두, 석류, 레드커런트 등

블랙베리류 : 블랙베리, 블랙체리, 블랙커런트(카시스), 검은 자두

기타 : 말린 포도, 구운 과일, 익힌 과일 등

흰꽃류 : 아카시아, 허니서클, 자스민 등

기타 꽃 : 장미, 바이올렛, 라벤더 등

허브 계통 : 박하, 유칼립투스, 딜 등

채소류 : 붉은 피망, 녹색 피망, 파프리카, 아스파라거스

풀류 : 갓 깎은 잔디, 파인

향신료 계통 : 너트맥, 시나몬, 정향, 바닐라(2차향에도 포함됩니다), 흑후추, 백후추, 감초, 스타아니스, 오레가노

미네랄 계통 : 부싯돌, 물에 젖은 돌, 솔티, 분필류, 페트롤, 스모크(2차향에도 포함됩니다)

 

이런 향들은 양조 과정에서 발현되는 향과 겹치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스모크 계통의 향은 품종 본연에서 나오기도 하지만(루아르의 소비뇽 블랑), 오크통을 많이 그을려서 발현되는 향이기도 합니다. 따라서 어떤 향이 반드시 1차향이다, 2차향이다 구분하는 것 자체는 큰 의미가 없습니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