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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의 품종별 특징 3편 : 샤르도네

by 쇼리쇼리이쇼리 2021. 11. 24.

흔히 샤르도네 품종을 두고 '하얀 도화지'같다는 말을 하고는 합니다. 이는 샤르도네 품종이 품종 자체의 개성보다는 만드는 사람의 양조 테크닉에 따라 천차만별의 모습을 보인다는 점을 가리킵니다. 잘 만들면 정말 천상의 맛을 내기도 하지만, 엉터리로 만든 샤르도네 와인은 소주만도 못한 형편없는 품질을 보이는 경우도 많습니다.

 

품종의 특징

청포도인 샤르도네로 만든 와인에서 공통점을 찾기란 쉽지 않습니다. 어느 장소에서 재배되었는지에 따라서 완전히 다른 품종으로 생각될 만큼 다채로운 모습을 보이는데다, 앞서 말씀드린대로 양조 테크닉에 많은 영향을 받기 때문입니다. 예컨대 캘리포니아 로스 카네로스같은 지역에서 나오는 샤르도네는 굉장히 산도가 높고 산뜻합니다. 하지만 같은 지역에서 자란 샤르도네 와인에 오크 캐릭터를 강하게 불어넣으면 오히려 굉장히 헤비한 스타일의 와인으로 재탄생하기도 합니다.

기본적으로 프랑스 샤블리나 꼬뜨 드 본의 서늘한 지역에서 자란 샤르도네는 쨍한 산도와 청사과와 서양배, 라임, 레몬의 캐릭터를 보이는 편입니다. 반대로 남프랑스에서 재배된 샤르도네는 보다 풍성하며 복숭아와 멜론의 캐릭터를 보입니다. 훨씬 무더운 지역에서 재배된 샤르도네는 아예 복숭아를 넘어서 바나나 혹은 망고와 같은 열대과일의 캐릭터를 나타내는 경우도 많습니다.

 

여기에 양조 테크닉까지 더해지면 정말 천차만별의 맛이 등장합니다. 같은 샤르도네로 만든 프랑스 뫼르소라도 어떤 지역에서는 굉장히 헤비한 오크 캐릭터가 나오는가 하면, 똑같은 지역인데도 산도 중심의 퓨어한 뫼르소가 나오는 경우도 있습니다. 프랑스 샤블리 지역의 샤르도네 중에서는 아예 오크를 사용하지 않는 것들도 많습니다.

양조에 가장 많은 영향을 주는 요소는 오크통입니다. 하지만 이것 역시 장점과 단점이 혼재합니다. 매우 섬세한 품종이기 때문에 양조자가 조금만 오크통을 세게 사용해도 포도 과실 본연의 캐릭터가 묻혀 버리기 때문입니다. 

 

오크통 외 주요 영향을 주는 요소로는 MLF를 꼽을 수 있습니다. 말로락틱 퍼멘테이션, 즉 유산발효인데 유산발효를 거친 샤르도네 와인은 굉장히 풍만하면서도 리치한 느낌을 뿜어냅니다. 하지만 이 유산발효 역시 일장일단이 있습니다. 너무 과하면 역시 오크통과 마찬가지로 버터에 절인듯한 느끼한 느낌의 샤르도네가 만들어질 수 있습니다.

 

주요 산지

프랑스

샤르도네의 성지로 꼽히는 곳 중 하나는 샤블리입니다. 이 곳에서도 매우 다채로운 캐릭터의 샤르도네 와인이 만들어집니다. 기본적으로 프리미에르 크뤼급이 아닌 샤블리 와인은 오크통을 쓰는 경우가 드뭅니다. 설사 오크통을 사용하더라도 중고 오크통을 써서 오크통의 풍미를 최대한 절제하려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곳의 샤르도네는 굉장히 쨍하고 몸이 떨릴만큼의 높은 산도를 자랑합니다.

인근 부르고뉴의 꼬뜨 도르 지역 역시 샤르도네의 성지로 여겨집니다. 이 곳의 화이트 와인 중에서 뫼르소, 퓔리니 몽라셰, 사샤뉴 몽라셰 마을의 와인은 작은 오크통을 써서 MLF를 사용한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하지만 워낙 입지가 좋기 때문에 샤르도네 품종 본연의 순수함도 잘 살아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산도는 높고 쨍하지만, 은은하게 헤비한 느낌을 주는 매우 독특한 느낌의, 이 지역만의 와인이 만들어집니다. 혹자는 이 지역의 와인에서 '깨 볶는 향'이 난다고도 하는데, 이는 MLF 혹은 리즈 컨택의 영향으로 볼 수 있습니다.

 

미국

미국 역시 샤르도네가 다양한 곳에서 재배됩니다. 그러나 카베르네 소비뇽과 마찬가지로 와인의 캐릭터는 비교적 한 가지 공통점을 보입니다. 바로 굉장히 헤비한 오크 캐릭터와 무거운 바디감을 나타낸다는 점입니다. 이러한 풍미에 대해서는 호불호가 갈립니다. 어떤 분은 '오크에 절인 와인같다'고 혹평하지만, 와인 입문자분들은 '접근성이 좋고 어렵지 않은 와인이다'라고 호평합니다. 

 

그렇다고 미국 샤르도네가 항상 헤비한 것은 아닙니다. 주로 중저가대에서는 부족한 과실의 풍미를 커버하기 위해 오크를 강하게 쓰는 편이지만, 반대로 고가의 미국 샤르도네 와인들은 프랑스와 비슷한 캐릭터를 나타내기도 합니다. 

 

미국에서 샤르도네가 주로 재배되는 곳은 아무래도 캘리포니아가 압도적입니다. 특히 로스 카네로스는 서늘한 바닷바람과 안개의 영향으로 굉장히 세련된 느낌의 샤르도네를 만드는 곳으로 정평이 나 있습니다.

 

칠레

칠레 샤르도네는 레드와 마찬가지로 대량생산되는 벌크 화이트 와인인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와인들은 대체로 과일 본연의 풍미가 많이 부족하기 때문에 이를 채워넣기 위해서 버터와 바닐라의 뉘앙스를 불어넣고는 합니다.

 

하지만 칠레 샤르도네 중에서도 당연히 프리미엄급이 있습니다. 특히 '아리스토스'와 같은 초프리미엄급 화이트 와인은 프랑스 와인에 견줘도 전혀 부족하지 않은 모습을 보입니다. 또 코노 수르와 같은 대규모 와이너리에서도 매우 훌륭한 품질의 샤르도네를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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