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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의 품종별 특징 2편 : 메를로

by 쇼리쇼리이쇼리 2021. 11. 23.

와인으로 만들어지는 포도 품종 중 카베르네 소비뇽 다음으로 대중적인 품종이 바로 메를로입니다. 국내에서는 생각만큼 인기가 많지는 않은 품종이지만, 블렌딩 파트너로 엄청난 인기가 있는 품종이기도 합니다.

 

메를로 품종의 특징

메를로는 숙명적으로 카베르네 소비뇽 품종과 비교가 될 수 밖에 없습니다. 같은 보르도 블렌딩의 핵심 파트너 품종으로 사용되기 때문입니다. 메를로 와인은 카베르네 소비뇽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향과 풍미의 강도가 덜합니다. 여기서 덜하다는고 해서 결코 향과 풍미가 약하다는 뜻이 아닙니다. 카베르네 소비뇽에 비해서 약하다는 뜻입니다.

사실 메를로는 모든 측면에서 카베르네 소비뇽보다 조금씩 낮은 특징이 있습니다. 탄닌과 산도가 낮고, 전체적으로 편안한 느낌을 주기 때문에 일상 소비용 와인에서는 카베르네 소비뇽보다 낫다는 평가도 많습니다. 게다가 텁텁한 느낌도 덜하기 때문에 오히려 깔끔한 와인을 좋아하는 분들은 메를로를 선호하기도 합니다.

 

향은 재배 지역의 기후에 따라 차이를 보입니다. 기본적으로는 붉은 과일의 캐릭터와 검은 과일의 캐릭터가 서로 공존하고 있습니다. 자두와 베리류의 특징을 보이지만, 무더운 지역에서는 매우 째미한 스타일의 와인으로 만들어집니다. 반면 서늘한 지역에서는 보다 여리면서 붉은 과일에 치중하는 캐릭터를 보이곤 합니다. 

 

메를로 와인은 카베르네 소비뇽과 마찬가지로 장기 숙성이 가능한 품종입니다. 따라서 어릴 때 메를로는 접근성이 좋지만, 장기숙성형으로 작정하고 만든 메를로는 카베르네 소비뇽에 결코 잠재력이 뒤지지 않습니다.

 

주요 재배 산지

프랑스

프랑스에서는 카베르네 소비뇽과 메를로의 재배 산지는 겹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요구되는 기후적 특징이 비슷한데다, 양조자 입장에서는 어차피 블렌딩할 생각이기 때문에 같이 기르면 편리하기 때문입니다.

 

다만 세부 지역으로 들어가면 재배 지역에 다소 차이가 납니다. 프랑스 보르도 지역에서는 카베르네 소비뇽과 메를로 모두 잘 자라지만, 지롱드 강의 왼편에서는 주로 카베르네 소비뇽을, 지롱드 강의 오른편에서는 주로 메를로를 많이 재배하고 있습니다. 이는 두 지역의 토양의 차이와 바다와의 거리 차이에서 기인합니다.

지롱드 강의 오른편에서는 전 세계에서 최고 수준의 메를로 와인이 만들어집니다. 특히 생떼밀리옹과 포므롤 지역이 주요 메를로 와인 생산지역입니다. 가장 대표적인 와인으로는 포므롤 지역에서 생산되는 샤토 페트뤼스를 꼽을 수 있습니다. 메를로 95%에 카베르네 프랑 5%를 섞은, 세계에서 가장 비싼 와인 가운데 하나입니다.

 

포므롤과 생떼밀리옹 외에도 보르도 전역에 메를로 품종이 광범위하게 심어져 있습니다. 메독 맞은편의 블라이 지역 역시 프리미엄급 메를로 와인을 만들고 있습니다. 다만 보르도 메를로라고 해서 모두 프리미엄급은 아닙니다. 오히려 일상소비용 와인으로 만들어지는 경우도 많으며, 이 경우 대체로 수년 안에 소비되어야 합니다.

 

물론 프랑스 남부의 랑그독-루시옹 지역 역시 메를로가 대량 생산되는 곳입니다. 이 지역의 와인은 상대적으로 보르도에 비해 경쟁력이 떨어지기도 해서, 벌크 와인으로 만들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미국

미국에서는 단연 소노마 밸리 지역이 뛰어난 메를로 와인 생산지로 인기가 높습니다. 이 지역의 와인은 매우 묵직한 스타일이며, 주로 검은 계통 과일의 풍미를 자랑합니다. 물론 오크도 세게 쓰기 때문에 바닐라와 토스트의 뉘앙스를 갖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 밖에 캘리포니아 전역에서 메를로가 재배되며, 아이다호와 버지니아에서 소량의 메를로가 재배되기도 합니다.

 

이탈리아

이탈리아에서는 뜻밖에 탑5 재배 품종 안에 메를로가 들어갑니다. 이 국가에서는 카베르네 소비뇽보다 오히려 메를로가 더 많이 재배되고 있습니다. 메를로는 주로 이탈리아 중북부에서 재배되는 편입니다. 베네토 지역은 메를로가 이탈리아에서 가장 많이 재배되는 품종으로, 사실상의 토착 품종처럼 간주됩니다.

 

다만 이탈리아의 메를로 품종 와인의 품질에는 여전히 의문 부호가 붙어 있습니다. 대량생산용 와인에 쓰이기는 하지만, 프리미엄급 와인 생산에는 좀처럼 사용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기타 지역

칠레는 카베르네 소비뇽과 마찬가지로 막대한 양의 메를로 품종을 재배하고 있습니다. 사실 현재 카르미네르라고 불리는 칠레 품종은 불과 1900년대 후반까지만 해도 '메를로' 인 것으로 알려졌을 정도입니다. 지역이 덥고 건조하기 때문에 생산량이 많아, 벌크 와인으로 만들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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