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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의 품종별 특징 1편 : 카베르네 소비뇽

by 쇼리쇼리이쇼리 2021. 11. 22.

카베르네 소비뇽은 세계 양조용 포도 품종 중에서 가장 유명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와인을 전혀 모르는 분들조차도 한 번쯤은 카베르네 소비뇽이라는 품종명을 들어봤을 정도입니다.

 

품종의 특징

카베르네 소비뇽으로 만든 와인은 대체로 탄닌이 매우 강건한 편입니다. 여기서 탄닌이란 이른바 떫은 맛을 내는 물질입니다. 또한 향에 있어서도 매우 다채로운 모습을 보입니다. 카시스, 블랙베리, 블랙체리 등 주로 검은 과실 느낌의 아로마를 발현하는 특징을 보입니다.

또한 카베르네 소비뇽의 중요한 또 다른 아로마로는 '풀 계통'의 향입니다. 알싸한 허브같은 느낌을 발현하는 경우가 있는데, 대표적인 향으로는 피망과 민트 등이 있습니다. 이 피망 향은 카베르네 소비뇽 품종의 중요한 특징 중 하나로, 블라인드 테이스팅에서 카베르네 소비뇽을 암시하는 중요한 힌트가 되고는 합니다.

 

색상 역시 매우 짙은 편입니다. 정상적으로 만들어진 카베르네 소비뇽 품종 와인의 색상은 깊은 보라색을 보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와인 표면에서 푸른빛이 돈다면 카베르네 소비뇽을 일단 생각해보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어린 시점의 카베르네 소비뇽 와인은 매우 과일 풍미가 강하고 떫고 무거운 특징을 보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산도가 상당히 높기 때문에 장기숙성에도 적합합니다. 만약 제대로 만든 카베르네 소비뇽 와인을 적절히 장기숙성만 한다면 엄청난 퍼포먼스를 보여주는 경우가 많습니다.

 

재배 관점에서 중요한 특징은 대충 길러도 정말 잘 자란다는 점입니다. 서늘하거나, 덥거나, 뜨거운 지역 모두에서 잘 적응하며 토양을 그리 많이 가리지도 않습니다. 게다가 정말 중요한 특징으로는 병충해에 강하다는 점이 있습니다. 병충해에 약한 품종같은 경우는 조그마한 유행병에서 밭 전체가 쉽게 전멸하고는 합니다.

 

주요 재배지역

프랑스

프랑스에서 카베르네 소비뇽은 이른바 '보르도 블렌딩'에서 핵심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보르도 블렌딩이란 카베르네 소비뇽, 메를로, 카베르네 프랑을 적절한 비율로 섞는 블렌딩을 말합니다. 각 생산자마다 블렌딩 비율이 다르기는 하지만, 대체로 보르도 블렌딩에서 카베르네 소비뇽이 차지하는 비중은 50%를 넘는 경우가 많습니다.

출처 :와인폴리

프랑스 내에서 주요 재배지역으로는 단연 보르도가 꼽힙니다. 이 지역은 온화한 가을, 비교적 무더운 여름, 서늘한 바닷바람 등 포도 재배에 필요한 대부분의 요소를 갖추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보르도 와인하면 보통 '고급 와인'을 연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프랑스의 또다른 주요 카베르네 소비뇽 재배 지역은 바로 리옹 지역을 중심으로 하는 남부~남동부 프랑스입니다. 이 지역은 일조량이 많고, 매우 건조하면서도 무더운 것이 특징이라고 하겠습니다. 이 때문에 카베르네 소비뇽이 완숙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이는 지구온난화로 인해 더욱 가속화되고 있습니다. 이렇게 푹 익은 카베르네 소비뇽으로 와인을 만들게 되면 보다 과일 지향적이면서도 째미(jammy)한 와인이 탄생하게 됩니다.

 

미국

미국에서 가장 대표적으로 카베르네 소비뇽을 기르는 곳은 캘리포니아, 그 중에서도 나파 밸리를 꼽을 수 있습니다. 이 지역을 직접 가보면 어마어마한 규모의 카베르네 소비뇽 포도밭을 목격하실 수 있습니다. 

미국 카베르네 소비뇽 와인의 특징은 극도로 진하고 과일 지향적이라는 점입니다. 또한 기후가 보르도 같은 곳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일관된 편이라서 빈티지에 크게 구애받지 않고 일정한 수준의 좋은 와인이 만들어집니다. 미국 카베르네 소비뇽 와인은 특히 오크를 매우 즐겨 사용하는 경향을 보입니다. 그러다보니 중저가대 미국 카베르네 소비뇽 와인에서는 너무 째미하면서도 달콤한 느낌을 주는 경우가 많아서 호불호가 갈리는 편입니다.

 

캘리포니아 이외에도 조금 더 북쪽의 워싱턴 주에서도 좋은 카베르네 소비뇽이 생산됩니다. 월라월라 밸리의 경우 최상급의 카베르네 소비뇽을 생산하는 것으로 정평이 나 있습니다. 이 지역같은 경우는 위도상으로는 매우 서늘할 것 같지만, 실제로는 시애틀 동부의 캐스캐이드 산맥으로 인한 비구름 효과 때문에 매우 건조하고 무더운 기후를 보입니다.

 

호주

호주에서도 카베르네 소비뇽은 쉬라즈 만큼 대중적으로 재배되는 품종입니다. 호주 전역에서 폭넓게 카베르네 소비뇽이 재배됩니다. 특히 남동 호주에 위치한 쿠나와라와 바로사, 루더글렌 등에서 카베르네 소비뇽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서쪽으로 넘어가보면 퍼스에서 그레이트 서던까지 지역에서 카베르네 소비뇽이 자라는데, 이 곳은 특이하게도 카베르네 소비뇽-메를로-카베르네 프랑을 혼합한 '보르도 블렌딩' 스타일의 와인을 만들고 있습니다.

 

기타 지역

이탈리아는 전통적으로 카베르네 소비뇽을 잘 기르지 않는 국가였지만, 이른바 '슈퍼투스칸'의 대성공으로 카베르네 소비뇽을 기르는 곳이 점점 늘어나고 있습니다. 칠레에서는 압도적으로 카베르네 소비뇽이 재배 1위를 달리고 있는데, 수도 산티아고가 위치한 센트럴 밸리 지역을 중심으로 대량의 벌크 와인이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마이포 밸리나 콜차구아 밸리와 같은 곳에서는 유럽의 카베르네 소비뇽과 견줘도 뒤지지 않는 프리미엄급 카베르네 소비뇽 와인도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남아프리카 공화국은 국내에서는 비교적 생소하지만 우수한 카베르네 소비뇽 산지로 정평이 나 있습니다. 스텔렌보스를 중심으로 한 지역은 매우 서늘하고 온화한 곳입니다. 따라서 호주나 미국같이 '째미한' 스타일의 카베르네 소비뇽 와인이 아닌, 보다 프랑스 보르도 지역과 유사한 스타일의 와인을 만들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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