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 마시는 이쇼리입니다. 지난 포스팅에서는 와인의 가장 기본적인 대분류인 스틸, 스파클링, 주정강화 와인을 알아봤습니다. 이번에는 바로 와인의 스타일입니다. 여기서 여러분이 많이 들어보셨을 레드, 화이트, 로제 이런 말이 나오게 됩니다.
1. 세 가지의 종류가 각각 세 스타일로 만들어집니다
기본적인 와인의 종류는 스틸, 스파클링, 주정강화입니다. 여기서 각각마다 저만의 스타일을 가진 와인이 나오는데 세 가지가 있습니다. 바로 레드, 화이트, 로제 와인입니다. 바꿔 말하면 스틸 레드, 스틸 화이트, 스틸 로제가 있는 것이고, 스파클링 레드, 스파클링 화이트, 스파클링 로제가 있는 것입니다.
하지만 스틸 와인이 워낙 압도적으로 많은 비율이기 때문에 스틸을 빼고 말하는 편입니다. 이게 바로 우리가 많이 들어봤던 레드, 화이트, 로제입니다.
그렇다면 스파클링 레드가 있는지 하고 고개를 갸웃하는 분들도 계실 겁니다. 있습니다. 대표적인 게 바로 이탈리아에서 만들어지는 람부르스코 와인입니다. 약한 탄산이 들어가 있으며, 와인의 색상은 선명한 진홍빛을 보이는 와인입니다.
스파클링 로제가 뭐가 있나 갸웃하는 분도 계실텐데, 대표적인 게 바로 '돔 페리뇽 로제'입니다. 샴페인이지만 로제 스타일로 만든 와인인 것입니다.
2. 레드와인 - 적포도로만 만든, 붉은 색상의 와인
레드 와인의 전제 조건은 오직 적포도로만 만들어야 한다는 겁니다. 우리가 포도를 까 먹으면 안에 속살은 하얀데 껍질에서 보라색 물이 배어나오는 걸 볼 수 있습니다. 와인의 색을 만드는 요소가 포도의 껍질에 있다는 뜻입니다. 따라서 붉은 색상을 지닌 와인을 만드려면 당연히 '적포도'로만 만들어질 수 밖에 없습니다.
흔히 마트나 와인샵 등지에서 접하는 와인의 상당수는 (스틸) 레드와인입니다. 보통 와인이라고 하면 머릿속에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기도 합니다.
3. 화이트 와인 - 껍질을 쓰지 않는, 옐로우톤의 와인
화이트 와인의 특징은 '껍질을 쓰지 않는다'입니다. 물론 변칙적인 화이트 와인도 있지만, 거의 대부분의 화이트 와인은 껍질을 쓰지 않습니다. 레드 와인과는 달리 포도껍질 사용 여부가 중요한 것은 화이트 와인을 적포도로도 만들 수 있기 때문입니다.
와인을 만드려면 반드시 거쳐야 하는 단계가 바로 '착즙', 즉 압착하는 과정인데 압착하기 전에 적포도라도 껍질만 벗겨내면 하얀 속살만 남게 됩니다. 속살만 남은 적포도를 짜서 와인을 만들면 화이트 와인이 되는 것입니다.
다만 앞서 변칙적인 화이트가 있다고 말씀드렸는데, 오렌지 와인이 여기에 해당합니다. 화이트 와인은 껍질을 벗겨내야 한다고 말씀드렸는데, 오렌지 와인 같은 경우는 껍질을 벗겨내지 않습니다. 즉, 적포도를 만드는 방식으로 화이트 와인을 만들게 됩니다.
이러면 레드보다는 조금 옅지만, 화이트보다는 훨씬 진한 색상을 지닌, 약간 오렌지빛깔도 감도는 독특한 와인이 만들어지게 되는데 이게 바로 오렌지 와인입니다.
4. 로제 와인 - 적포도 껍질과의 짧은 접촉을 통해 만들어지는 핑크색 와인
로제 와인은 적포도로만 만듭니다. 다만 만드는 방식이 조금 다릅니다. 그리고 그 방식에도 여러 종류가 있습니다. 어떤 로제 와인은 직접 압착기로 포도를 눌러서 나온 즙을 갖고 와인을 만듭니다. 이때 레드와인 만들때처럼 세게 누르면 로제 와인의 핑크색이 나오지 않게 됩니다. 살짝 눌러서 색상만 배어나오게 합니다.
다른 방식으로는 껍질을 포도머스트와 짧은 시간 동안 접촉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이를 '침용'이라고 하는데, 레드 와인을 만들 때도 침용 단계를 거치긴 합니다. 다만 로제 와인의 경우 침용 기간이 상대적으로 짧아서 역시 핑크 색상이 도는 편입니다.
마지막 방법으로는 아주 드물지만 종종 로제 샴페인을 만들 때 화이트와 레드를 섞어서 핑크색상을 내는 경우도 있습니다. 다만 이런 방식으로 만들어지는 와인은 거의 찾아보기가 힘듭니다.
로제와인은 색상이 다양합니다. 선명한 체리빛깔이 도는 와인이 있는가 하면, 핑크색이 돌기도 합니다. 어떤 로제 와인은 연어 속살 색상처럼 옅은 핑크색이 나오기도 합니다. 이는 얼마나 세게 눌렀냐 또는 얼마나 오래 침용했냐에 따라 달라지는데, 일반적으로 세게 누르는 방식이 색상이 덜 뽑힙니다. 반대로 침용해서 만드는 방식의 경우 색상이 더 진한 편입니다.
저는 처음 와인을 공부할 때 이 부분이 잘 이해가 안 갔습니다. 당연히 누르는 방식이 더 색상이 진할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이건 발상을 바꾸시면 됩니다. 침용은 포도즙의 엑기스가 배어나오게 만드는 것이라 훨씬 색이 진하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5. 화이트 진판델은 왜?
한 가지 헛갈릴 수 있는 게, 자주 보이는 미국 와인 중에서 '화이트 진판델'이라는 이름이 붙은 것들이 있습니다. 이건 이름만 '화이트'를 붙였지, 분류상으로는 로제 와인입니다.
블러쉬라고도 불리는 이 와인은 진판델이라고 불리는 적포도 품종 중에서 레드와인으로 만들기까진 애매한 것들을 모아서(진판델은 포도알마다 익는 속도가 다릅니다) 만든 로제 와인입니다. 그러니 '화이트'라는 이름이 들어갔다고 해서 이걸 화이트 와인이라고 생각하시면 안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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