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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은 대체 어디서 사야 하나요 -백화점&대형마트 편

by 쇼리쇼리이쇼리 2021. 9. 10.

와인 마시는 이쇼리입니다.

이제 막 와인에 관심을 갖게 된 분들이 늘 마주치는 문제는 와인을 대체 어디서 사야할지입니다. 아직 와인에 대해서 아는 것이 전혀 없는 상태에서 어떤 와인을 사야할지는 고사하고, 대체 어디서 사야할지부터가 난감하기 때문입니다.

 

1. 구매처에 따라 가격은 천차만별

빈티지까지 똑같은 와인이라도 어디는 2만원에, 어디는 버젓이 10만원에 팔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저는 올해 초 서울의 모 롯데백화점 와인 코너에 들렀는데, 인기 와인인 샤토 몽페라를 10만원에 팔고 있는 걸 보고 정말 황당했습니다. 똑같은 와인을 다른 마트에서는 2만원대 중반에 팔고 있는 걸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소위 '호구 한 놈만 걸려봐라' 식의 마케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게다가 일반적인 물건은 인터넷에 검색하면 전반적인 가격이 다 나옵니다. 전자제품의 경우 다나와 같은 사이트에 가면 최저가 사이트부터 한 번에 열람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유독 와인만은 그게 안 됩니다. 

 

물론 네이버나 다음 검색을 해서 나오는 가격이 있긴 합니다. 하지만 여기 나오는 정보는 전부 '허위 정보' 내지는 '과장 정보'라고 생각하셔도 무방합니다. 이런 정보를 송출해주는 곳이 있는데, 그냥 와인 수입사에서 전달받은 가격 정보를 그대로 노출하고 있습니다.

 

사실 이런 일이 벌어지는 근본 원인은 와인을 온라인으로 살 수 없기 때문입니다. 주류법에 따라 전통주를 제외한 모든 주류의 온라인 판매는 불법입니다. 따라서 정보의 교차검증이 불가능하니, 터무니없는 가격을 올려놔도 욕을 먹지 않는 셈입니다.

 

어쨌든 국내에서 와인을 구입할 수 있는 루트는 크게 네 가지가 있습니다.

오늘 글에서는 먼저 네 가지 루트 중에서 두 가지를 소개드리고자 합니다.

 

2. 가장 호구가 되기 쉽지만, 뜻밖의 득템도 가능한 백화점

백화점의 와인 가격은 전에도 말씀드렸듯이 모든 판매처 중에서 가장 비싸다고 보시면 됩니다. 어떻게 생각하면 당연합니다. 자리값이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요즘같은 추석 등 명절 시기의 백화점의 와인 가격은 천정부지로 치솟습니다. 평소에도 비싸지만 추석이라서 더 비싼 곳이 바로 백화점입니다.

백화점의 또 다른 단점은 판매직원이 매우 끈질기게 따라붙는다는 점입니다. 조용히 와인 좀 둘러보고, 비비노도 검색해보고 하고 싶은데 끊임없이 말을 겁니다. 그리고 특정 와인으로 자연스럽게 유도합니다. 이건 어쩔 수 없는 측면이 있는데, 백화점 와인코너의 직원들은 소수를 제외하면, 계약직 파견 직원입니다. 와인 수입사에서 파견을 보낸 직원인데, 고객들로 하여금 자사 수입 와인을 집도록 만드는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그 스킬이 워낙 대단해서, 와인 초보라면 정말 넋을 놓고 당하는 상황도 자주 벌어집니다.

 

물론 백화점의 장점도 분명히 있습니다. 일단 종류가 굉장히 다양합니다. 특히 고가의 와인에 있어서 강점을 보입니다. 백화점 와인코너 안쪽으로 가면 십중팔구는 별도의 냉장설비를 갖춘 셀러가 있습니다. 여기에는 마트 같은 곳에선 찾아보기도 힘든 고급 와인이 즐비합니다. 만약 예산의 압박을 받지 않고, 가격 상관없이 받는 사람의 만족이 최우선인 분이라면 백화점의 고급 와인을 구매하는 것도 나쁘지 않은 선택입니다.

 

다른 장점은 매니저의 재량폭이 넓다는 점입니다. 원래부터 터무니없는 가격으로 팔고 있었던 만큼, 판매 매니저의 재량으로 가격할인을 해주는 곳도 제법 있습니다. 만약 단골 손님이라면 희귀한 A급 와인 입고 등의 좋은 정보를 미리 전달받을 수 있다는 장점도 존재합니다.

 

마지막으로 백화점은 접근성이 나쁘지 않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편의점 만큼 압도적인 접근성은 아니지만, 서울을 기준으로 각 구마다 적어도 한 곳 이상의 백화점이 존재하고, 지하철 역과도 대체로 가까운 편입니다.

 

신세계 백화점 같은 곳에선 일년에 두 차례 정도 와인 장터를 여는데, 이 시기에는 백화점임에도 가격적인 메리트가 발생합니다. 제법 놀라운 가격으로 풀리니, 지속적으로 관찰하고 있다가 장터 기간을 놓치지 마시길 바랍니다.

 

3. 가짓수는 제한적이지만 저렴한 가격이 장점인 마트

와인을 구입할 수 있는 좋은 구매처 중 하나가 바로 대형마트입니다. 이마트, 롯데마트, 코스트코, 홈플러스, 이마트 트레이더스 정도가 주요 구입처가 됩니다. 부산같은 경우에는 '메가마트'란 곳에서도 좋은 와인을 취급하고 있습니다.

마트의 최고 장점은 아무래도 가격입니다. 마트는 수입사 입장에서 보면 '하이퍼 바이어'입니다. 한번 계약을 맺으면 사들이는 와인의 수량이 어마어마한 힘 있는 구매자인 것입니다. 당연히 대량발주에 따른 가격할인이 존재합니다. 그리고 이런 할인된 발주가는 곧바로 마트 판매가격으로 연결됩니다.

 

전국단위의 물류 시스템과 초대형 구매 물량 덕분에 마트는 불과 10년 만에 와인 유통구조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로 자리매김했습니다. 마트와인 덕분에 그동안 소비자를 호구로 생각하는 값비싼 와인 가격도 많이 낮아졌습니다.

 

게다가 마트에서도 백화점과 마찬가지로 '장터 기간'이 있습니다. 일년에 4회 정도 진행되는 편인데, 소규모의 장터 행사는 거의 격월로 있는 것 같습니다. 여기에 더해 백화점보다도 더 우월한 접근성 역시 마트의 장점입니다.

 

물론 마트 와인도 단점이 있습니다. 일단 대량 구매가 이뤄지기 때문에 가짓수가 좀 제한적입니다. 그리고 마트를 찾는 주 손님은 와인 애호가가 아닌 보통의 소비자입니다. 당연히 대중적인 입맛을 감안해야 하고, 따라서 확실하게 검증된 와인 위주로 진열이 이뤄집니다. 이게 초심자 입장에서는 사실 반가운 일인데, 검증된 와인만 갖다 놓다보니 뭘 골라도 '망했다' 싶은 경우가 적습니다. 와인 초보 입장에서는 어차피 아는 와인도 거의 없으니, 진열된 와인만 골라 마셔도 다 마시지도 못합니다.

 

가짓수가 제한적이다보니 대중적이진 않아도 가치 있는 와인을 찾기가 어렵습니다. 예컨대 한국인들은 레드와인 선호가 압도적인 편인데, 이런 취향이 마트 와인 진열에도 고스란히 반영돼 있습니다. 화이트 와인의 비중은 30%도 안 되는 편입니다. 가뜩이나 화이트 와인이 적은데, '리슬링' 같은 품종의 와인은 정말 찾아보기가 힘듭니다. 샅샅이 뒤져봐야 1~2종류의 리슬링 와인 밖에 없는 것이 마트 와인코너의 현실입니다.

 

다만, 마트 와인코너는 계속 진화 중인지라, 예전과 달리 프리미엄급 와인도 많이 보입니다. 특히 코스트코 같은 곳에서는 와인 애호가들도 군침을 흘릴만한 우수한 프리미엄급 와인들을 많이 갖다 놓습니다. 

 

최고의 장점은 역시 '사람 귀찮게 하지 않는다'입니다. 가끔 판촉 사원이 있긴 한데, 백화점처럼 부담스럽게 달려들지는 않습니다. 적당히 설명해주는 정도라서 경청할만한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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