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 마시는 이쇼리입니다. 오늘은 샴페인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생각보다 정말 많은 분들이 샴페인이란 술을 들어보시기만 했을 뿐, 정작 어떤 특징을 가진 술인지를 모르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오늘은 자잘한 샴페인에 대한 이런저런 상식들을 모아봤습니다.
1. 샴페인은 술이다
이거 모르는 분들이 굉장히 많습니다. 일단 샴페인은 술이고, 따라서 당연히 알코올이 있습니다. 마시면 취한다는 뜻입니다. 샴페인이 술이 아니라는 오해는 '샴페인'이라는 용어를 아무때가 가져다붙였던 과거 상인들 때문으로 보입니다. 탄산이 들어간 사과주스 등에도 마구잡이로 샴페인을 갖다 붙여서 파는 일이 제법 있었습니다. 심지어 최근에도 탄산이 든 아무 음료에다 샴페인이라고 붙여서 파는 후미진 곳에 위치한 가게를 본 적도 있습니다.
2. 샴페인은 와인이다
샴페인은 독립적인 술이 아닌, 와인의 한 종류입니다. 프랑스 샹파뉴 지역에서 만드는 '거품 있는 와인'을 샴페인이라고 부릅니다. 원산지 명칭 보호를 받기 때문에, 샴페인이라는 이름을 아무데나 함부로 가져다 쓸 수도 없습니다. 같은 프랑스에서 만들어지더라도 거품은 있지만 샹파뉴 지역이 아닌 곳에서 나오는 스파클링 와인은 '크레망'이라고 부릅니다. 물론 크레망도 원산지 명칭 보호를 받기에 크레망이라고 부를 수 없는 와인은 그냥 '뱅 무스'라고 합니다.
프랑스가 아닌 지역의 스파클링 와인의 명칭은 모두 다릅니다. 미국에서는 그냥 스파클링 와인이지만, 독일에서는 젝트, 스페인에선 카바(전통 방식) 등으로도 불립니다. 스파클링 와인은 한 나라에서도 여러 종류가 존재하는 일이 흔합니다.
3. 샴페인은 전통 방식으로 만든다
스파클링 와인을 만들 때도 여러 방식이 존재하는데, 샴페인은 반드시 '전통 방식'이라고 이름붙여진 방법으로만 만들어야 합니다. 흥미롭지만 번거로운 이 방식은 두 번의 발효를 거치게 됩니다. 베이스 와인을 만드는 1차 발효, 그리고 거품을 만드는 2차 발효입니다. 이 과정은 워낙 귀찮고 번거로워 샴페인이 비싼 결정적인 이유 중 하나입니다.
1차 발효를 거친 베이스 와인은 산도가 극도로 높고 날카로우며, 알코올 도수도 다소 낮습니다.(10도 정도) 이때 베이스 와인에다 효모와 당, 효모 영양제 등을 같이 섞어서 뚜껑으로 밀봉해놓으면, 와인에서 다시 발효가 시작됩니다. 이게 바로 2차 발효입니다. 2차 발효를 거치면서 비로소 샴페인 속에 거품이 생기게 되는 것입니다.
4. 샴페인은 달지 않습니다
거의 대부분의 샴페인은 달지 않습니다. 물론 섹, 드미섹, 두 정도 되는 달달한 샴페인이 소수 존재하기는 하지만 지금 전 세계 샴페인의 대세 트렌드는 '달지 않은' 스타일입니다.
하지만 한국인들 거의 대부분은 샴페인을 '달달한 술'로 오해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건 또 다른 스타일의 스파클링 와인인 모스카토 다스티 때문으로 보이는데, 모스카토 다스티는 탄산이 낮고 달콤한 특징이 있습니다. 그래서 정작 샴페인을 마셔보면 얼굴을 찡그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샴페인은 달지 않으며, 섬세한 기포와 넘치는 풍미, 그리고 뒤에 남는 약간의 쌉쌀함을 즐기는 술입니다. 아마 샴페인을 처음 드시는 분들은 '쌉쌀하다'는 느낌을 가장 많이 받게 되실 걸로 보입니다.
5. 샴페인은 차갑게 마십니다
맥주를 떠올리시면 됩니다. 거의 대부분의 샴페인은 6도에서 10도 사이의 온도로 서빙합니다. 풍미가 매우 넘치는 샴페인이라면 온도를 10도까지 올려도 되며, 대부분은 6~7도 정도의 차가운 온도로 마시면 됩니다. 레드 와인을 생각하시고 상온 상태에서 샴페인을 드셨다가는 김 빠진 콜라같은 술을 드시게 될 겁니다.
사실 칠링할 방법을 찾지 못하셨다면, 그냥 일반 냉장고에 넣어 드시면 됩니다. 냉장고의 온도가 보통 3~4도 정도인데, 샴페인을 꺼내고 캡실을 자르고 따고 서빙하고 등등을 하다 보면 이미 온도가 5~6도 정도까지 올라갔을 겁니다.
급하게 냉각해야할 때는 냉동실을 활용하셔도 좋습니다. 냉동실에서 급속 냉각을 한 다음에 적절한 타이밍에 꺼내기만 하면 최고로 잘 온도가 맞춰진 샴페인을 즐기실 수 있습니다. 다만 많은 분들이 냉동실에 샴페인을 넣었다가 그대로 잊어버리는 경우가 있는데, 이러면 와인이 터질 수도 있으니 주의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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