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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백용 와인, 빌라엠(Villa M)은 어떤 와인인가요

by 쇼리쇼리이쇼리 2021. 9. 17.

와인 마시는 이쇼리입니다.
한국에서 가장 많이 알려지고 팔린 와인이라면 아무래도 1865와 몬테스알파를 꼽을 수 있겠습니다. 유명세로만 따지면 전에도 소개드린 돔페리뇽같은 샴페인이 유명합니다.
하지만, 소리소문없이 엄청난 판매량을 수십년에 걸쳐 올리고 있는 와인이 있습니다. 바로 아영 에프비씨에서 수입하고 있는 '빌라엠'이라는 와인입니다.

1.빌라엠은 어떤 스타일의 와인?

5도 정도의 낮은 도수의 약한 발포성을 갖고 있는 다소간의 단 맛이 있는 와인입니다. 종류는 여러가지가 있는데, 대표적인 제품으로는 빌라엠 비앙코(화이트)와 빌라엠 로쏘(레드)가 있습니다. 이 외에도 다른 빌라엠 제품들이 존재하지만, 일단은 두 가지만 알아두시면 될 것 같습니다.

서양배와 복숭아향, 상큼한 시트러스향이 특징이기도 합니다. 전체적으로 딱 마셨을 때 입 안을 살살 간지르면서 마치 탄산이 든 사과+복숭아를 섞은 주스를 마시는 듯한 느낌을 주는 특징을 갖고 있습니다. 알코올 도수가 5도밖에 되지 않기 때문에 마시는데도 큰 부담이 없습니다.

2. 빌라엠만의 독특한 개성은

일단 이름이 쉽습니다. 이탈리아 와인들은 대체로 복잡한 이름 탓에 아주 사람을 피곤하게 만드는 단점이 있습니다. 물론 이건 프랑스 와인도 마찬가지긴 합니다. 이름이 쉽다 보니 구입하기도 어렵지 않습니다. 따로 적어갈 필요도 없고 매장에 가서 그냥 "빌라엠 주세요"라고 말하면 알아서 갖다 줍니다.

원래 빌라엠의 이름은 '빌라 모스카텔'이었습니다. 하지만 발음이 너무 어려워서 현지에 이름 변경에 대한 요청이 있었고, 그 뒤 빌라 M으로 이름을 바꿨는데 판매량이 무려 30%나 늘었다는 에피소드입니다. 와인에서 쉬운 이름은 정말로 중요한 요소임을 보여주는 일화이기도 합니다.

다른 개성으로는 '라벨이 없다'는 점이 있습니다. 정확히 말하면 라벨을 띠로 만들어서 목에 걸고 있습니다. 그래서 출시 초반에는 '라벨 불량이 아니냐'는 문의도 은근히 많았다고 합니다. 그래서 빌라엠의 다른 별명이 바로 '누드 와인'입니다. 라벨이 없기 때문입니다.

사실 이와 관련된 후일담도 있습니다. 현지에서 주문을 받았는데 인쇄된 라벨이 다 떨어진 탓에 메이커가 손으로 라벨을 적은 다음에 가면 모양의 붉은 인장을 찍어서 판매한 게 반응이 좋아서 이게 최종 디자인이 됐다는 이야기입니다.

참고로 한 가운데 찍힌 붉은 인장은 메이커인 지아니 갈리아도의 가문 마크라고 합니다. 가면 모양인데 의미는 '가식의 가면을 던지고 이 와인과 함께 사랑과 우정, 희망을 이야기하자'라고 합니다만, 솔직히 전 반신반의합니다. 가식의 가면을 던졌으니 '누드 라벨이다' 이렇게 이어지는 식인데, 너무 뻔한 마케팅 기법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뭔가 나중에 꿰어 맞춘듯한 스토리랄까, 그런 느낌을 줍니다.

어쨌든 여기서 비롯된 다른 장점은 바로 '사진이 잘 나온다'입니다. 병이 투명해서 근처 조명과 굉장히 잘 어우러지고, 이 덕분에 사진을 찍으면 굉장히 독특한 느낌의 감성이 연출되곤 합니다.

3. '작업용 와인' 별명도 붙은 빌라엠

이게 와인에 좋은 건지는 잘 모르겠는데 '작업용 와인'이라는 별명도 붙어 있습니다. 일단 병이 엄청나게 이쁜데다가 알코올 도수도 5도밖에 되지 않고, 무엇보다 달고 탄산이 있어서 술이 약한 분들에게 제격이기 때문입니다.

사실 중요한 고백 자리에서 알코올은 어찌 보면 필수라고 하겠습니다. 사람과 사람이 대화하는데 경계심을 늦춰주고 마음의 벽을 낮춰주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런 자리에서 소주를 마시는 건 너무 없어 보입니다. 그렇다고 높은 도수의 알코올 음료를 마셨다가는 고백이고 뭐고 자리가 엉망이 될 위험도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빌라엠같은 낮은 도수의 저탄산 와인이 정말 제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작업용 와인이란 말이 좀 불편하다면 '고백용 와인'이란 말도 괜찮겠습니다. 어쨌든 수입사에서도 이런 '고백용 와인'이라는데 방점을 찍고 마케팅을 많이 전개해왔습니다. 발렌타인데이나 화이트데이에 실제로 빌라엠의 판매량이 급증하는 모습에도 이는 짐작하고도 남습니다.

사실 어느정도 경제력이 있는 분이라면 빌라엠을 고백용으로 쓰지는 않을 겁니다. 고백용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가격이 저렴해서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본인이 경제력에 한계가 있는 대학생이나 사회 초년생이라면 좋은 기념일에 빌라엠만한 기념 와인도 없다고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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